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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사망 469명…피해는 왜 하류에서 더 컸나

하류 평야가 더 크게 무너졌다

네팔 내무부 재난당국 집계 기준 28일 오전 7시30분 현재 사망자는 469명, 실종자는 977명이다. 실종자 가운데 517명이 외국인이다. 부상자는 73명, 구조된 인원은 3253명으로 파악됐다.

주목할 대목은 지역별 분포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발원지 라수와가 아니라 하류 평야지대인 치트완이었다. 치트완 178명, 나왈파라시 동부 110명, 고르카 44명, 누와코트 37명, 다딩 33명, 타나훈 28명, 나왈파라시 서부 27명 순이며 라수와는 12명이다. 반대로 부상자는 73명 중 43명이 라수와 한 곳에 몰렸다.

산악지대에서는 급류가 마을을 통째로 쓸어가 인명 확인 자체가 어려웠고, 물길이 넓어진 하류에서는 인구 밀집지가 그대로 잠긴 결과로 풀이된다. 구조대가 발원지에서 수백㎞ 떨어진 치트완에서 시신을 수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빙하만 무너진 게 아니었다

원인 분석은 한 단계 더 들어갔다. AP·블룸버그 통신은 28일 지질학자들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인용해, 랑탕 리룽 봉우리 인근에서 빙하 아래 암반이 먼저 붕괴했다고 전했다.

댄 슈거 캐나다 캘거리대 지질학 부교수는 "단순히 빙하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산비탈 암반의 훨씬 더 큰 부분이 함께 무너진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해발 약 5200m 지점의 빙하가 암반과 함께 계곡 바닥으로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영상 속 흙탕물의 정체도 여기서 갈린다. 슈거 부교수는 "엄청난 양의 암석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많은 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다량의 얼음이 녹을 수 있다"고 했다. 낙하 마찰열이 얼음을 물로 바꿔 유동성을 키웠다는 뜻이다.

사이먼 앨런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원도 "확실히 확인한 사실은 대규모 얼음 눈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얼음과 암석이 섞인 덩어리가 유동성을 띠면서 파괴적인 홍수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너진 얼음과 낙석은 보테코시강 지류인 렌데 콜라강을 틀어막았다. 물이 급격히 차오르다 한꺼번에 터지면서 하류를 덮쳤다. 크리스틴 쿡 프랑스 그르노블알프스대 지질학자는 위성사진에서 강물 색이 녹색에서 갈색·검은색으로 바뀌고 강폭이 크게 넓어진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베트라와티, 콜푸르타르 등 강변 마을은 진흙에 덮여 지붕 일부만 보이는 상태다.

앞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감지했던 규모 4.4 지진은 지진이 아니라 붕괴가 만든 지진 유사 현상으로 정정됐다.

"복구에 수년" 경고

올턴 바이어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 선임연구원은 "모든 지표가 지구 온난화 추세의 영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수천 년 동안 고지대의 암석·얼음·토양·빙하를 지탱해 주던 영구동토층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홍수를 자신이 목격한 빙하 관련 홍수 가운데 최대 규모로 평가하며,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위험은 아직 진행형이다. 국경 인근에 강이 막혀 생긴 호수의 수위가 오르고 있어 2차 홍수 우려가 나온다. 피해 지역에는 소나기와 뇌우까지 예보된 상태다.

정부, 시그너스 투입

한국 정부는 27일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투입을 결정했다. 소방당국 요청 후 군이 카트만두 공항 여건을 검토해 내린 결론이다. 최대 300여명, 화물 47톤을 실을 수 있는 기체로, 지난 3월 중동 교민 211명을 데려온 '사막의 빛' 작전에 투입된 바 있다. 해외긴급구호대(KDRT) 파견은 네팔 정부와 협의 중이다.

 


 

너무나 큰 피해를 봤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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