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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외국인 추납 수급 논란
며칠 전 부모님 댁에 들렀다가 어머니가 국민연금 안내문을 펴놓고 계신 걸 봤습니다. 추납이라는 단어가 낯설다며 한참을 물어보셔서 설명해 드렸는데, 정작 그날 저녁 뉴스에서는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국내에 1개월만 가입한 외국인이 10년 치를 한 번에 내고 매달 연금을 받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단 1개월 가입, 그리고 119개월 일시 납부
국내 사업장에서 한 달만 국민연금에 가입한 외국인이 과거 기간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해 수급 요건을 채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2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일부 외국인 가입자가 추후납부 제도를 활용해 최소 가입기간인 120개월을 충족한 뒤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추납은 실직이나 폐업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납부예외 기간, 혼인이나 출산으로 가입 이력이 끊긴 기간의 보험료를 사후에 납부할 수 있게 한 장치입니다. 1999년 처음 시행됐고, 2016년 11월부터는 무소득 배우자와 기초생활수급자의 적용제외 기간까지 대상이 넓어졌습니다. 현재 인정되는 최대 기간은 119개월입니다.
현행 규정상 외국인도 해당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다면 10년 미만 범위에서 추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최근 거주(F-2)·재외동포(F-4)·영주(F-5)·결혼이민(F-6) 체류자격 보유자, 그중에서도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신청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입니다. 국민연금 외국인 수급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된 배경입니다.
현장에서 확인된 세 가지
방문취업(H-2) 비자로 입국한 중국 국적 A씨는 사업장 가입 기간이 단 1개월에 그쳤습니다. 60세 도달 시점에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지만, 119개월분 보험료를 일시 납부해 120개월을 채웠고 현재 매월 노령연금을 수령하고 있습니다.
건설 일용직으로 일한 B씨의 경로는 더 복잡합니다. 1개월 가입 후 출국하며 반환일시금을 받았다가 재입국해 다시 가입했고, 임의계속가입 기간까지 더한 뒤 기존 수령액을 반납하고 119개월을 추납했습니다. 최종 인정 기간은 121개월이었습니다.
영주 자격자인 C씨는 9개월 가입 상태에서 반환일시금 청구가 막히자 과거 기간 보험료를 납부하고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했습니다. 지금은 중국에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법 체계 충돌과 검증의 한계
문제 제기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취지의 문제입니다. 추납은 본래 경력단절 전업주부나 영세 근로자의 노후소득을 보완하려 만든 제도인데, 국내 실제 기여 기간이 극히 짧은 가입자가 수급권을 확보하는 통로로 쓰인다는 지적입니다.
둘째, 법리적 상충입니다. 국민연금법 제126조는 외국인의 임의가입을 제한하고 있는 반면, 무소득 배우자였던 적용제외 기간은 추납을 허용합니다. 두 규정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셋째, 자격 검증의 현실적 벽입니다. 배우자의 가입 이력이나 과거 체류자격을 국내 공적 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국가마다 가족관계·혼인 증빙서류 양식이 제각각이어서 일선 창구에서 진위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추납 대상 기간이 실제보다 길게 산정될 위험이 상존하는 이유입니다.
해외 거주 수급자, 사후관리의 빈틈
수급권 확보 이후의 관리도 과제로 꼽힙니다. 수급자가 본국으로 돌아간 뒤 사망하더라도 그 사실을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 연금이 계속 지급될 수 있습니다. 유족연금 수급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공백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국민연금 외국인 수급 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도 이 지점입니다.
공단 내부에서는 반납과 추납을 조합해 120개월을 채우는 사례가 누적될수록 기금 유출과 가입자 신뢰 훼손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결국 국민연금 외국인 수급 요건과 추납 인정 범위를 어디까지 둘 것인지가 제도 개편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외국인은 누구나 추납을 신청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추납 대상이 되는 과거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는 등 요건을 갖춰야 하며, 인정 범위는 10년 미만입니다. 국민연금법상 외국인의 임의가입 자체는 제한돼 있습니다.
Q2.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반드시 10년을 채워야 하나요?
원칙적으로 최소 가입기간 120개월을 충족해야 매월 연금이 지급됩니다.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를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 됩니다.
Q3. 본국으로 돌아가도 연금이 계속 나오나요?
수급권을 확보했다면 해외 거주 중에도 지급됩니다. 다만 사망 등 신분 변동을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관리상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설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그럼 나는 왜 이렇게 어렵게 채웠니." 답을 못 했습니다. 제도가 잘못됐다기보다, 만들 당시에는 지금 같은 상황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탓이겠지요. 다만 성실하게 부어온 사람들이 억울해지지 않도록 기준은 손질돼야 할 것 같습니다.

